오늘은 국내 메이저 4대 영화 배급사인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기업을 선택해봤다.
이 기업은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CI도 변경했다. 예전에는 당구장 로고 같았는데, 많이 이뻐졌다.

여하튼, 이 기업은 영화 산업 내 후발사업자로서 메이저 국내 4대 배급사까지 올라갔다. 나름 진입장벽이 높은 엔터 산업에서 그것도 개인 오너 기업이 대기업(CJ,롯데) 배급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영화사업뿐만 아니라, 음악/드라마/스포츠/상영관/부가판권 등 다양한 사업군으로 진출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대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기업은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으로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거 천만 영화를 빵빵 터트려줌과 동시에 "태양의 후예" "부산행"으로 화룡점정을 찍었지만, 이후 주가는 끝이 안 보이는 바닥권으로 연일 흘러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주가는 신고점 대비 1/5 수준, 시총도 1천억 원 수준이다. 월봉 차트 기준으로 20일선을 뚫지 못하고 주저앉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 실적이 뒷받침이 안되고 있긴 하나보다.

이쯤 되면 걱정된다. 어쩌다가 잘 나가던 기업이 이렇게 실적이 망가지고 있는지, 과거 실적 좀 살펴보자.
1. 최근 5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현황 (단위 : 억 원)

우선 최근 5년간 별도 기준 매출액 좀 살펴보자. 이 기업은 상장 이후 2016년도에는 1,000억원을 돌파하였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다. 영화산업 특성상 제작비 100억 이상 대작들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대호, 염력, 창궐 등)
예컨대, 천만 영화 흥행을 기록하는 경우 <1인당 8천 원 x 10,000,000명 = 800억 원>이고, 이중 50~55%가 배급사가 수익을 가져간다. 즉, 400억 원 정도가 배급사 매출로 인식이 되고, 이후 제작사/투자사와 수익 지분 비율대로 분배되는 구조이다. 보통 배급사가 1년에 천만 영화 2편 정도 터트려주면 천억 매출과 수익은 담보되는 구조로 보인다.
과거에는 제작비 100억 원 이상 쓰면 관객들의 기대감으로 믿고 보는 자연빵(?) 매출이라는 게 있었을 텐데, 이젠 영화 관람객들도 단순 스토리 소재, 출연진, 기대감만 가지고 보는 분위기는 아닌거 같다. 이젠 관객들도 망작을 피해서 보는 것도 일이 됐다. (나도 인랑, 창궐은 못 피했다.)

참고로 별도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이 4년 연속 적자면 관리종목 대상이고, 5년 연속이면 상장폐지이다. 최근 상영관(씨네큐) 사업 부문도 물적 분할했다고 공시가 올라왔다.
언론에서는 M&A,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 체질 개선이 거론되고 있으나, 개인적인 생각은 단순 관리 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적자 사업을 외부로 스핀오프하면서 흑자 재무제표를 만드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만약 이 기업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순간 주가는 폭망 할 테니, 경영진은 비상경영이지 않을까 싶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기업은 영화 배급사로 돈을 벌어서 상장까지 하고, 중국 투자도 받고 열심히 사업 다각화도 진행 중이다.
계열사 사업 실적은 어떤지 살펴보자.
2. 2019년도 NEW 계열사 실적 현황 (단위 : 천 원)

이들 계열사의 전체 매출액은 1,038억 / 당기순이익 -58억 원 / 당기순이익률은 -5.6% 규모로 NEW 연결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모회사를 뛰어넘는 매출 규모는 아주 나이스 하다.
이들 계열사도 실적 부진이 아쉬운 대목이지만, 사업다각화가 적시에 진행되면서 NEW 영화 사업 매출 부진을 이들 계열사가 연결 매출로 메워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분기 보고서를 뜯어보니,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다만, 콘텐츠판다, 스튜디오앤뉴의 부채는 다른 계열사 대비 유독 너무 높다. 이들 부채 비율은 3,000%를 초과하고 있다. 적자폭이 크진 않은데도 불구하고, 부채가 높은 게 다소 의아하다. 차입금이 많던가, 사채 발행을 많이 했던가, 배당금이 많은가? 뭘까 싶다.
3. 2020년도 1분기 NEW 별도 실적 현황 (단위 : 천 원)

자! 이제 다시 NEW 본사 실적으로 돌아오자. 최근 발표한 2020년 1분기 NEW 별도 재무제표 실적은 고무적이다. 매출액 162억 원 / 영업이익 9.7억 원 / 당기순이익 22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공시를 했다. 코로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뽑아냈다. 이 시국에 대체 뭘로 매출을 뽑아내고 이익을 거뒀단 말인가? 작년에 개봉한 영화의 뒤늦은 매출 인식이려나? 여하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이다.
행복 회로를 돌리자면, 하반기 '반도' 영화 흥행과 함께 2분기 실적 또한 흑자로 맞춰준다면 충분히 2020년 턴어라운드는 가능할 것 같다. 단, 반도 흥행이 부진하다면 결국 적자의 길은 지속될 것이다. 내부 경영진도 엄청나게 고뇌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이 기업은 올해 관리종목 피해야 하는게 가장 큰 숙제이니, 인고의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2020년 한 해가 NEW 기업의 존망이 걸려있지 않을까 싶다. 2분기 실적도 흑자이길 기대해본다.
한편, NEW가 과거 전통적인 상영관 사업에 진출하기보다는 OTT 사업 분야로 진출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만약, 왓챠(watcha) 같은 국내 토종 OTT 서비스를 인수했거나, 신규 OTT 서비스를 론칭했다면, 회사 밸류는 지금보다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지금 같은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면 주가는 더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분명 영화 산업계에 많은 숙제를 던졌을 것이다. 점점 관객들은 넷플릭스에 학습되고 있고, 오프라인 상영관에서 영화를 찾기보다는 온라인에서 영화를 찾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EW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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