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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분석

[기업분석] 왓챠(Watcha), 음악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뭘까? 🤔

최근 이런 기사가 나왔다. "한국판 넷플릭스 왓챠, 음악 유통 시장에 출사표"

이미 왓챠가 더블유피어라는 법인을 세우고, 망해가던 몽키3(모모플)를 인수하여, 새로운 음악 서비스는 2021년도에 론칭한다고 한다.

왓챠(watcha) 서비스가 국내에서 자리도 못 잡은 상황에서 왜 굳이 "음악 사업"까지 진출하려고 하는지 궁예질을 해보자.

 

출처 : new1 단독 기사 발췌 - [단독] 한국판 넷플릭스 왓챠, 음악 유통시장에 출사표


왓챠의 과거 손익 계산서를 살펴보자. DART 공시자료가 없어서 Catch 사이트 기업 분석에 나온 2016 - 2018년 요약본만 뜯어봤다. 이 회사의 매출 성장률은 매년 2배씩 큰 폭으로 성장했다. 훌륭하다. 대신, 적자폭도 만만치 않게 증가한걸로 보인다. 2018년 기준 당기순익은 -70억 규모이다. 적자 폭이라도 감소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면 행복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데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닌 단계로 보인다.  

2019년 손익도 적자일 거라 예상하지만, 이런 성장 속도와 적자 능력을 보유한 유니콘 기업의 생존할 수 있는 법은 딱 하나뿐이다."쿠팡"처럼 열심히 "펀드레이징"하고, 열심히 유료 회원 수 늘려가며 "존버 테크" 타야한다. 자 그렇다면 이 기업의 현금 보유는 얼마나 있는지 추정해보자.

출처 : Catch.co.kr, 왓챠 요약 무상태표 현황


현재 이 기업의 2017년도 자본총계는 -33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2018년도에는 대규모 후속 투자를 받았는지 이후 유동자산은 77억까지 증가하고, 자본 총계도 +33억으로 돌아섰다. 아마도 2017 ~ 2018년 요 구간이 보릿고개라 추정되는데, 지금도 현금 보유 상황이 썩 좋아 보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16-18년도와 같은 추세였다면 2019년도 유동 자산은 50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을 테고, 매년 10억씩 까먹어도 5년밖에 못 버티는 체력이다.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 유치는 필수 조건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과거 투자 유치 현황도 살펴보자.

출처 : Catch.co.kr, 왓챠 요약 무상태표 현황


 

왓챠는 2018년도까지 누적 210억 원, 시리즈 C 단계 투자를 받았다. 최근에는 200억 규모 투자 유치도 준비한다고 한다.

왓챠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같은 대기업하고 치킨 게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OTT 트렌드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투자하면서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는 추세인데, 개인적으로 500억 정도는 투자 유치를 받아야지 살아남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2018년도에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9조 원을 썼다고 한다.

출처 : catch 기업 분석 현황 자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왓챠는 왜 적자에 허덕임에도 불구하고, 음악 사업까지 진출하는 것일까?

현재 왓챠가 가진 숙제를 2가지로 압축해본다.  "1) 후속 투자 유치" "2) 흑자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

궁예질을 하자면, 후속 투자 유치 명분 확보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음악 사업 분야에 진출하는 게 아닐까 싶다. 또한, 영업이익 개선을 위해 안정적인 흑자 사업 빌드업이 필요한데, 단기간 내 OTT 사업은 흑자 전환이 어려워 보이고, 숏텀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음악 사업으로 접근한 게 아닐까 싶다. 외부 투자자들이 바라봤을 때 "영화 사업 + 음악 사업" 포트폴리오가 더 섹시해 보이려나?

또한, 이들은 왓챠 서비스 개발을 통해 추천 알고리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을 테니, 새로운 음악 서비스 론칭시키는데 좀더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도에 론칭한다고 하니 기대해보겠다.

다만, 음악 유통 사업 전략 중 "1년간 수수료 0%" 정책은 기존 유통사들과 충돌이 있는 지점으로 예상된다. 유통사업은 B2C가 아니라 B2B 사업 모델이다. 후발사업자의 사업 전략으로 충분히 이해는 되나, 산업 관계자가 바라봤을 때 시장 파이를 확대한다는 측면보다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우려된다. 

뭐랄까 마치 "대형 마트 VS 동네슈퍼마켓" 구조로 싸우면 명분도 있어 보이는데, 그저 "동네 슈퍼마켓"끼리 제살 깎아 먹는 느낌이랄까? 만약, 카카오나 CJ 같은 대기업이 "1년간 수수료 0%" 유통 사업 전략을 썼다면 마땅히 비난을 받았을 전략이다.

왓챠뮤직퍼블리싱 홈페이지 캡쳐 화면

한편,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티스트나 기획사는 유통 수수료가 그다지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 수도 있다. 이들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홍보/마케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왓챠의 성장을 응원해본다. 내년 이맘때 왓챠 유료 회원수 100만 명 돌파 기사를 봤으면 한다.